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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화니_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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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정한 친구가 그리워질 때 열한 살인 덱스터는 어린 시절 잘못된 수혈로 에이즈에 걸린 소년이다. 옆집에 사는 에릭은 화목하지 못한 가정환경 때문에 부모님께 사랑받지 못하지만 늘 씩씩하려 애쓴다.

  둘은 많은 일상을 공유하며 곧 친구가 된다. 가끔씩 죽음을 생각하며 우울해하는 덱스터에게, 에릭은 자신의 냄새나는 운동화를 쥐여 주며 이렇게 말한다. “만약 잠에서 깼는데 무서운 생각이 들 땐 이 냄새나는 운동화를 봐. 그럼 내가 옆에 있다는 걸 알 수 있을 거야.” 단순한 동정이 아닌 진정으로 덱스터를 위하는 에릭의 배려와, 죽음 앞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으려는 덱스터의 모습. 서로가 서로의 부족한 점을 채워 주고 상처를 치유하는 이 우정은 아이들의 이야기라 할지라도 충분한 울림이 있다.

  결말을 예측하게 하는 번역 제목인 <굿바이 마이 프렌드>가 옥의 티라면, <The Cure>라는 원제를 생각해 봐도 좋을 것 같다. 내가 힘들 때 에릭처럼 운동화를 건네줄 친구는 누구일까? 이 영화를 보고 나면 항상 내 곁에 있어 줄 ‘진정한 친구’가 무척이나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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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레이트 뷰티>는 현재 로마를 배경으로 진정한 아름다움을 찾고자 하는 한 남자, 로마 사교계를 주름잡는 핵심 인물 젭(토니 세르빌로)의 여정을 담는다. 이 영화로 “이탈리아의 차세대 거장임을 보여주는 완벽한 예”라는 찬사를 받은 파올로 소렌티노 감독. 그는 <그레이트 뷰티>를 통해 과거와 현재, 실재와 환상을 넘나들며, 쇠락한 현대 로마가 품은 허무함의 정서를 비집고 들어가 가려져 있던 순수한 아름다움의 시기를 상기 시킨다.

  영화 속에서 로마는 과거의 영광이 사라진 허울뿐인 이미지로 등장한다. 특히 상반된 두 로마의 모습을 교차시키는 오프닝 시퀀스는 신성함과 세속의 개념을 충돌시키며 완벽한 대립 구도를 이룬다. 아리아 선율과 하우스 뮤직, 파올라 분수 앞에서 노래하는 여성 성가대와 유리벽 안에서 춤추는 나체 여성, 로마 경관을 찍는 관광객과 환락 파티를 찍는 사진작가의 병치된 모습은 비슷한 듯 변질돼 몰락하고 있는 현대 로마의 실체를 체감하게 한다. 이는 주인공 젭의 허무한 시선과 맞물리며 그 여정 깊이 스며있는 삶과 죽음, 예술과 철학에 대한 뿌리 깊은 냉소 또한 경험하게 한다.


  그렇다면 진정한 ‘그레이트 뷰티’란 무엇일까? 감독은 영화 중간에 인용되는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통해 허무함에서 우리를 구원해 줄 작은 조각에 주목한다. 열여덟 살 나폴리에서 경함한 빛나고 찬란했던 첫사랑의 기억이다. 어쩌면 이 첫사랑은 현재 로마가 찾아야 할 ‘그레이트 뷰티’일지도 모른다.

  영화는 젭의 여정과 함께, 다채로운 볼거리를 우아하게 담아낸다. 수로교 공원, 카라칼라 목욕탕, 스파다 미술관 및 파올라 분수, 특히 일반인들에게 공개되지 않은 십자군 기사단장의 별장 등 과거의 영광을 품은 아름다운 유적들은 시종일관 감탄을 금지 못하게 한다.

  누구에게나 기억 속 첫사랑이 있다. 그것은 어떤 대상일 수도 있고, 어떤 경험이기도 하다. 이는 근원적인 그리움이 돼 존재 깊은 곳에 뿌리내린다. 결국 삶을 끌어가는 원천적인 이유인 것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묻지 않을 수 없다. 나의 화양연화는 과연 언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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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와 여우, 사자와 어린양이 함께 뒹구는 세상!


  이 영화가 그렇게 재미있다는 입소문에 혹해 나 역시 극장을 찾았다. 역시 소문대로 만족스러웠다. 덩치가 작은 토끼이지만 경찰이 된 주디와 교활하다는 편견이 있는 여우 닉이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이 주된 내용이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은 영화 속 배경인 ‘주토피아’ 그 자체였다.


  크기부터 습성까지 모두 다른 동물들이 함께 살아가는 ‘주토피아’는 이름처럼 이상적인 곳이다. 기차에는 문이 여러 개있어 덩치에 맞게 코끼리는 큰 문으로, 생쥐는 작은 문으로 드나들 수 있다! 키가 큰 기린을 위해 위쪽에서 음식을 받을 수 있는 슬라이더가 있고 기차에는 기린이 앉을 수 있는 칸이 따로 있을 정도다. 사자와 양이 함께 일하고 토끼와 여우는 파트너가 된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획일적인 세상과 너무나 달라서일까, 차이와 다름을 인정하고 서로를 배려하는 주토피아의 모습은 참 매력적이었다.


  집에 와서 이사야서 11장을 찾아봤다. 사자와 늑대와 어린 양과 암소들이 함께 뒹구는 독사 굴에 손을 넣어도 물지 않는, 해됨도 없고 상황도 없는 나라가 온다고 성경은 말하고 있었다. 영화 속 주토피아와 비슷했다. 지금은 영화로밖에 볼 수 없지만 언젠가는 이 같은 세상을 만날 수 있길, 그저 영화 속 상상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성경이 약속한 진짜 ‘주토피아’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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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로 어머니를 잃고 깊은 상실을 겪은 9살 소년 렌은 시부야 뒷골목을 떠돌던 중 동물들이 사는 또 다른 시부야 ‘주텐카이’로 흘러들어 간다. 그곳에서 렌은 곰의 모습을 한 괴물 쿠마테츠의 제자가 되고, 강해지기 위해 혹독한 훈련을 받는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로 잘 알려진 호소다 마모루는 애니메이션의 최대 강점인 판타지적 세계 위에 사랑과 희생, 성장 등 ‘삶과 관계’의 소재를 탁월하게 부여하는 감독이다. 이번 <괴물의 아이>에서는 자신의 어두운 내면을 정면으로 맞서고자 하는 한 소년의 성장기를 다룬다.


인공 렌은 인간이자 금수의 세계를 침범한 존재이기 때문에 주텐카이 세계에서 이방인으로 치부된다. 스승인 쿠마테츠, 다른 동물 가족의 보호와 가르침 속에 몸은 점점 강해지지만 마음의 상처는 어릴 적 친부모를 상실한 시간에 멈춰 있다. 렌의 불안정함은 허먼 멜빌의 『모비딕』을 읽으면서 극대화되는데, 이는 강한 외면세계와 상처 입은 내면세계의 충돌로 드러난다. 여기서 충돌하는 두 세계를 의미하는 것이 바로 시부야와 주텐카이다. 화려하고 밝은 겉 모습을 지닌 인간의 도시 시부야와 상상하기 어려운 낮선 동물의 세계 주텐카이는 인간의 양면성을 비추는 거울과도 같다.


소년기에 『모비딕』을 읽으면서 진정한 괴물은 고래인지, 선장인지를 생각했었다는 감독은 극중 고래의 형상이 유령처럼 떠도는 시부야 밤거리를 보여 주고, 선과 악이 끊임없이 투쟁하며 공존하는 인간의 내면을 조용히 바라보게 한다. 등장인물들이 두 세계를 의외로 쉽게 오갈 수 있게 설정한 것도, 결국 이 두 세계가 하나임을 의미하기 때문이지 않을까. 한편 강력한 힘만이 자신을 지키는 길이라 믿는 두 외톨이가 함께 연습하고, 잠을 자며, 때로는 토닥거리면서 점차 미묘하게 닮아가는 모습은 우리에게 진전한 관계 맺음이 무엇인지를 묻는다.


랍게도 이 작품은 3D 애니메이션이 대세인 요즘 드물게 완성된 2D 애니메이션이다. 수작업으로 한 달에 150컷 이상 그려야 하는 육체적 고통도 아랑곳하지 않았다는 감독은 “인류 마지막 2D 애니메이션은 내 작품이 될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한다. 그래서 일까, <괴물의 아이>는 그가 그어낸 연필선이 유난히 따스하게 느껴지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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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 영화 <블랙>(Black)은 눈도 보이지 않고 귀도 들리지 않는 소녀 미셸의 이야기입니다. 그에게는 세상이 온통 블랙입니다. 어느 날 그에게 기적처럼 다가온 사하이 선생님, 그는 어둠 속에 갇힌 미셸을 빛의 세계로 조금씩 이끌어 냅니다. 그의 헌신적인 사랑은 미셸에게 눈과 귀가 되어 주고, 영혼이 되어 주었습니다.

  그렇게 하기를 40년, 미셸에게 영혼의 빛을 불어넣어 준 사하이 선생님은 알츠하이머병에 걸려 미셸의 곁을 떠나게 됩니다. 그 역시 온 세계가 온통 블랙에 갇혀 있습니다. 그러나 선생님의 영혼이 이번에는 미셸을 통해서 되살아나게 됩니다.

미셸은 12년 만에 대학을 졸업하면서 졸업식에 모인 청중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하나님 눈으로 보면 우리는 모두 맹인입니다. 여러분 중 누구도 그분을 보거나 듣지 못했으니까요. 하지만 나는 하나님을 만졌고 그분의 존재를 느꼈습니다. 나는 블랙이 무엇인지 이제는 알아요. 그것은 성취예요. 여러분이 입은 검은 가운이 성취입니다.”


  어날 때부터 보지 못하고 듣지 못하는 미셸은 바디매오보다 더 비참한 현실의 생을 살 수밖에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의도하신 미셀의 운명은 그러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미셀은 하나님의 깊은 사람과 긍휼과 자비 가운데 이슨 그의 삶을 찾아냈습니다. 미셀의 고통에는 주님의 고통과 주님의 승리가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그의 고통 가운데 있는 주님의 승리가 승리한 것입니다.

  우리는 고통을 위해 태어나지 않았습니다. 그리스도인은 고통이 있는 세상에서 주님의 승리를 살기 위해 태어난 사람입니다. 그 삶을 예수님 안에서 발견하고 그의 능력으로 살아가면서 희망가운데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어두움 가운데 있는 사람이 예수님 안에서 새로운 빛의 세상을 보게 됩니다. 예수님 안에서 보게 되는 우리 자신의 운명과 세상은 질병, 실패, 고통, 죽음이 극복된 새로운 현실입니다. 어둠이 있는 이 현실에서 하나님의 승리를 살아가는 비결은 오직 한 가지입니다. 자신을 십자가에 못 박고 부활하신 그리스도께서 내 안에서 사시도록 자리를 비워 드리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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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 후엔 어떤 인생이 남아 있을까? 영화 <어바웃 슈미트>(2002년)를 보면 그 일면을 상상해 볼 수 있다. 미국 남부 대형 보험회사에서 40여 년을 근무하다 은퇴하게 된 슈미트 상무(책 니콜슨)의 퇴임 축연은 근사했따. 그러나 그의 마음은 아직 은퇴하지 못했다. 은퇴한 다음날 아침, 책상머리에서 앉아 돋보기를 쓰고 우편물을 뜨어보던 슈미트, 급기야 회사에 가서 뭐 좀 도와줄 일 없느냐 말을 건넸다가 면박만 당하고 돌아온다.

게다가 아내가 뇌졸증으로 급사하고, 하나밖에 없는 딸마저 그를 거부했다. 그런데 그때 탄자니아의 어린이 '엔구두'에게서 한 통의 편지를 받고 자신의 존재감을 회복한다. 엔구두는 슈미트에게서 하루에 77센트(1천 원)를 후원받는 어린이였다.

우리의 인생을 풍요롭고 가치 있게 만드는 것이 돈과 승진이라고 생각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남자들이다. 그러나 인생을 풍요롭고 가치 있게 만드는 것은 사람이다. 일만하고 살아온 사람은 일이 끝나면 인생이 적막해진다. 그러나 사람과 함께한 사람은 일은 사라져도 사람이 남는다.

잠시 마음의 여유를 갖고 주변을 돌아보면 나보다 부족하고 연약한 사람들이 참으로 많다. 지금 내게 있는 것들을 조금 나눠 주면 그들은 더 행복해진다. 강지 기증을 통해 생명이 위대로운 사람을 살릴 수 있듯이, 마음과 생각의 기증(donation)을 통해서도 심적으로 힘들고 어려운 사람의 인생을 새롭게 열어줄 수 있다. 산을 오르는 자의 인생이 아니라, 산을 오르는 자를 돕는 셰르파(Sherpa)의 삶을 사는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풍요로워지는 인생은 나와 함께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이다. 나무를 심는 사람은 자신이 심은 나무들이 자라는 것만 봐도 행복하다. 내가 도왔던 사람이 성장해 어엿하게 인생을 꾸려가는 것을 바라보는 것은, 멋진 나무 한 그루의 성장을 바라보는 것에 비할 수 없는 행복이다.

위대한 행복을 꿈꾸는가? 주변에 아직 뿌리를 든든히 내리지 못한 채 흙 속에서 묻고 있는 여린 씨앗과도 같은 인생이 있다면, 삶의 폭우에 유실되지 않도록 잠시 동안이라도 살포시 덮어줄 흙이 돼 보자. 누군가의 행복을 위해 내 인생의 한 부분을 기꺼이 나눠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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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기 절정의 마술사 스탠리(콜린 퍼스)는 친구로부터 가까 심령술사의 트릭을 밝혀 달라는 제안을 받고, 미모의 심령술사 소피(엠마스톤)를 만나게 된다. 심령술은 거짓이라고 믿던 스텐리 앞에 믿을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나고 급기야 스탠리는 자신이 믿던 이성 너머에 또 다른 세계가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게 된다.

  <애니 홈). <맨하탄> 등을 통해 동시대 뉴옥의 모습을 그려 냈던 우디 앨런은 <매치 포인드>를 시작으로 <미드나잇 인 파리>, <로마 위드 러브>등 근 10년간 유럽 여행기에 집중하고 있다. 2013년 <블루 재스민>에서는 그의 70년대식 냉소가 잠시나마 돌아온 듯했으나, 곧 이어 <매직 인 더 문라이트>로 아름답고 사랑 넘치는 유럽 여행기를 또다시 시작한다.

  지적인 유머와 위트를 가장해 삶과 죽음이라는 실존적 고민에 집착하는 그에게 과연 '사랑' 이란 어떤 의미이며 어떤 형태일까? 놀랍게도 그의 염세적인 세계관은 사랑을 일종의 '마법'이라 부른다. 이해할 수 없는 일로 가득한 삶에서 비록 그것이 속임수일지언정 우리가 가진 유일한 희망과 위로, 그것이 바로 '사랑'이라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우리 앨런은 이 시기를 1차 세계대전 직후인 1928년 프랑스 남부로 설정하고 있다. 이때는 1차 세계대전의 비이성적, 비인간적 폭력으로 인해 오히려 정서와 감정애 눈을 돌리던 때였다. 이는 모더니즘 예술운동의 시기로 접어들며 마티스, 피카소 등의 아티스트를 배출했는데, 이들이 사랑해떤 곳이 바로 이 영화의 배경인 프랑스 남부다.

   주인공 스탠리는 사람들을 판타지의 세계로 초대하는 당대 최고의 마술사지만, 스스로를 이성적이고 과학적인 사고로 점철된 기술자로 여기며 마술에 취해 있는 관객들을 한심하게 여기는 냉소적인 인물이다. 그런 그에게 나타난 소피는 '눈속임'이 아닌 사랑이란 어떤 의미에서 이라는 진짜 '마법'을 보여 주며, 그의 믿음과 신념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는다.

 우리 역시 이렇게 사랑에 빠진다. 내 이성과 판단 기준은 어느덧 쓸모없는 허울뿐이며, 믿을 수 없이 벅찬 감정에 빠져 허우적거릴 뿐이다. 감독은 말한다. 나로선 어찌할 수 없는 치명적인 것, 이것이 마법(사랑)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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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최초라는 이름의 기록들


한국 영화 천만 관객 신화가 이어지는 극장가, 영화에 울고 영화에 웃고 익숙한 영화음악과 함께 향수에 젖고, 캐릭터 상품을 모으고 영화…… 이 시대를 향유하는데 놓칠 수 없는 그 역사의 단편!


  1895년 12월 28일, 프랑스 파리의 그랑카페 지하, 인디안 살롱에서 움직이는 사진들이 등장한다. 4년 전 에디슨이 발명한 키네토스코프(kinetoscope)는 동전을 넣고 작은 구멍을 통해 한 사람만 볼 수 있었지만, 이를 더 발전시킨 뤼미에르 형제는 시네마토크래피(촬영기+영사기)를 가지고 처음으로 ‘대중’앞에서 영화를 상영했다. <열차의 도착/L’Arrive d’un train gare de La Ciotat>이라는 이 흑백 무성 영화는 어떤 스토리 없이 씨오타 역에 거대 화물 열차가 도착하는 모습만 50초 동안 보여준다. 하지만 스크린 앞에 마주한 관객들은 엄청난 충격을 받았는데, 실제로 열차가 충돌해오는 줄 알고 깜ᄍᆞᆨ 놀라 밖으로 도망치기까지 했다고!

  자, 다음 영화사에 ‘최초’라는 이름으로 자리매김한 몇 가지 기록들이다.


- 최초의 SF영화: 프랑스의 조르주 멜리에스(George Melies)의 <달세계 여행(A Trip to the Moon>1902년에 만들어진 이 영화는 쥘 베른의 소설 <지구에서 달까지>를 각색해서 만든 16분짜리 무성 영화. 달의 눈에 로켓이 착륙하는 장면은 최초로 스톱 모션 기법이 사용된 영상. 달나라를 여행하고픈 인간의 꿈을 환상과 유머로 버무려내며 영화가 상상과 꿈을 담아낼 수 있음을 보여준 수작으로, 페이드인/페이드아웃, 오버렙, 디졸브등의 당시로써는 획기적인 특수 효과들이 사용되었다.


- 최초의 서부 영화: 에드윈 S. 포터가 1903년에 만든 대열차 강도(The Great Train Robbery). 기록이 아닌 이야기적 서사구조를 도입한 첫 영화로 상영시간은 12분이다. 마지막에 강도 한 명을 클로즈업하며 관객을 향해 총을 쏘는 장면은 영화사에 손꼽히는 명장면.


- 최초의 컬러 영화: 1915년 삼색 테크니컬러 기술이 소개되면서 컬러영화시대가 도래했으니, 월트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꽃과 나무(Flowers and Trees, 1932)를 시초로 장편 컬러 영화인 루벤 마물리언(Rouben Mamoulian)감독의 베키 샤프(Becky Sharp, 1935)가 탄생했다.


- 최초의 OST: 프랑스 영화 필름사 다르(Film d’Art)의 창립 기념 작품 ‘기즈공의 암살(L’assassination du Duc de Guise)’(1887) 기존의 클래식 음악을 사용, 특정한 반주악보를 필름과 함께 영화관에 배급하는 것이 상례였으나, 발성 영화가 시작되며 독자적인 영화음악이 태어났으니 그 최초 테이프를 끊은 이는 다름 아닌 거장 카미유 생상스(Camille Saint-Saens)였다.


- 세계 최초의 키스신: 1896년 제작된 윌리엄 헤이즈(William Heise)감독의 47초짜리 단편 The Kiss. 뮤지컬 ‘미망인 존스’에 출여한 두 배우가 1막의 키스 장면을 영화로 재현했다.


- 최초의 애니메이션: 흥미롭게도 애니메이션은 영화보다 그 역사가 오래다. 1877년 찰스 에밀 레이노가 띠 모양 장치에 연속적인 그림을 그린 후 프락시노스코프라는 기계를 사용해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게 만든 것이 애니메이션의 시초. 1906년 제임스 스튜어드 블랙톤(James Stuart Blackton)이 만든 유쾌한 얼굴(Humorous Phases of Funny Faces)은 칠판에 분필로 얼굴을 그려 한 프레임씩 촬영한 3분짜리 작품으로, 필름으로 제작된 최초 애니메이션으로 간주한다. 스토리가 있는 최초의 애니메이션은 1908년, 프랑스 감독 에밀 콜(Emile Chol 본명 에밀 쿠르테)이 제작한 ‘팡타즈마고리’(Fantasmagorie/환영). 칠판에 하얀 선을 사용한 1분 20초의 이 작품을 위해 700개의 드로잉이 사용되었다. 이후 윈저 맥케이(Winsor McCay)감독의 리틀 니모(Little Nemo, 1911년, 11분 35초)나 공룡 거티(Gertie the Dinosaur, 1914년, 12분)처럼 스토리에 캐릭터ᄁᆞ지 겸한 애니메이션이 태어났다.


- 영화 역사상 최초의 대사: 1927년 미국 뉴욕 위너 극장에서 상영된 영화<재즈 싱어>의 “당신은 아직도 소식을 못 들었군.(You ain’t heard nothin’ yet)”알란 크로슬랜드(Alan Crosland)감독의 <재즈 싱어>에서 부분적이지만 배우의 소리를 들을 수 있었던 최초의 발성 영화(Talking Picture), 즉 토키(Talkie)장편 영화, 시각에 의존하던 영화 예술에 소리를 입힌 첫 영화인 셈.


- 한국 최초의 영화: 김도산 감독의 무성영화 <의리적 구투>. 영화계는 이 작품이 처음으로 상영된 1919년 10월 27일을 영화의 날로 제정해 기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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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문제를 극복하라

영화 엑소더스

(Exodus)

“엑소더스”는 탈출이라는 의미이다. 일반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특정 장소를 떠나는 상황을 의미하는데, 모세가 이스라엘 민족들을 이끌고 이집트에서 탈출한 내용이 담긴 성경의 “출애굽기”를 말하기도 한다. 일본의 36년간의 압제 하에서 우리 민족의 단 한 가지 소원은 독립이었다. 이집트에서 무려 400년간이나 노예생활을 했던 히브리 민족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심한 노역으로 고생하던 그들은 이집트로부터 탈출해야만 인간답게 살 수 있었다. 성격의 “출애굽기”는 바로 이러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위대한 지도자 모세

  성경의 “출애굽기”를 영화로 만든 <엑소더스>(리들리 스콧 감독)는 단순히 이집트의 압제로부터 벗어나는 과정을 넘어, 이스라엘이라는 나라가 어ᄄᅠᇂ게 하나님을 알게 되고, 하나님의 백성으로 살아가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런데 영화에서 나타난 모세의 모습과 성경의 모습은 조금 다르다. 모세가 40세까지 이집트의 왕자로 살아왔던 모습까지는 같지만, 모세가 광야의 타는 떨기나무 가운데 하나님을 만나는 장면은 조금 다르다. 영화 속에서는 모세가 49세 때에 하나님을 만나고, 이집트를 구원하기 위한 여정을 시작하는 것으로 나타나지만, 성격에서는 모세가 80세에 그 여정을 시작한다. 또한 영화 속 전사의 이미지인 모세와는 다르게 성경에서 모세는 목동 일을 하는 늙은 노인에 불과하다.

  그런데 이렇게 다른 이미지 가운데 성경과 영화가 일치하는 부분이 있다. 불안정하지만, 자신에게 주어진 사명을 묵묵히 감당하는 지도자의 모습이다. 감독은 이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모세의 인생은 시대를 초월하는 가장 위대한 모험이자 영성의 추구였다. 그의 이야기는 ‘억압에 대한 자유의 승리’라는, 시대를 초월하는 소재에 영감을 주었다. 모세는 고대는 물론 근대적인 맥락에서 혁명가이자 자유의 화신이다. 지금까지 누구에게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캐릭터이다.” 모세는 자신에게 주어진 출애굽이라는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 모든 걸 쏟아 부었고, 그에게 주어진 사명을 감당했다. 이런 면에서 그는 진정한 리더였고, 존경받을만한 인물이었다.


홍해의 기적이 일어난다면


  영화 <엑소더스>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무엇보다 홍해를 건너는 장면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과거 출애굽기 내용을 담은 <십계>나 <이집트 왕자>를 보면 모세가 홍해를 향해 지팡이를 내미는 순간 홍해가 갈라져 바다에 길을 만든다. 그런데 <엑소더스>에서는 하룻밤 동안 물이 빠진 홍해를 건너는 것으로 나온다. 앞의 영화들처럼 극적이지는 않지만 이 부분은 더 성서적이다. 출애굽기 14장 21절을 보면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다. “모세가 바다 위로 손을 내밀매 여호와께서 큰 동풍이 밤새도록 바닷물을 물러가게 하시니 물이 갈려 바다가 마른 땅이 된지라.” 다른 영화처럼 한 번에 홍해가 갈라진 것이 아니며, 밤새도록 바닷물을 물러가서 바다가 마른 땅이 되었다는 것이다. <엑소더스>는 이 장면을 자기 전의 모세의 기도와 아침에 물이 빠진 바다로 응답하시는 하나님이라는 모티브로 그려내고 있다. 물론 빠졌던 물이 다시 바로의 군대를 덮치는 장면은 압권이었지만 홍해의 기적만큼은 성경의 기록대로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다.

  이를 통해서 우리는 종교(신앙)란 우리가 생각하고 소망하는 하나님(god)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주어진 삶 속에서 하나님(God)의 개입을 개다하는 것이라는 꺠달음을 준다. 우리는 우리의 삶이 완전히 뒤바뀌는 기적을 바라지만, 하나님은 주어진 환경 속에서 하나님과 함께 그 문제를 해결해나가기를 원하신다. 바로 홍해의 기적처럼 말이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삶에도 홍해와 같이 우리의 어깨를 짓누르는 거대한 문제들이 있다. 이것들은 우리를 불안하게 만든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러한 문제는 반드시 부딪혀서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모세처럼 우리 앞을 가로 막고 있는 바로와 대결하고, 홍해를 건너야 한다. 그것이 우리의 삶의 문제에서 출애굽 하는 길이다. 지금 결단하라. 그리고 직면하라. 하나님이 개입하시는 순간 문제가 풀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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